BOOK · 리뷰
김기섭의 그림책명상 7_“눈을 감아보세요, 평화를 얻게 되요”
2018-11-08
저자 김예인
출판사 느림보
리뷰자 김기섭(그림책인문치유자)

 

 

오늘도 작은 당나귀는 도시에서 일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그 평화로운 성에 살고 있습니다.

구름이나 공기처럼 소리 없는 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신비한 숲속의 성.”

 

 

작은 당나귀의 일상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직장에 가려고 줄을 서고 서로 밀쳐대며 한바탕 전쟁을 치룹니다. 저녁이 되면 오늘도 이렇게 끝나는 구나하고 한숨을 쉬고요. 그러나 작은 당나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평화로운 곳으로 떠나는 겁니다. 어느 날 떠돌이 시인이 나타나 이렇게 말합니다. 도시 끝에 울창한 숲이 있고, 소리 없는 이들만 들어가는 평화로운 성이 있다고 말이죠. 호기심이 생긴 작은 당나귀는 그곳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신비한 숲에 도착하여 숨을 멈추고 숲과 하나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죠. 왜 그럴까요. 도시로 돌아온 작은 당나귀는 언제나 똑같은 일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소리 없는 이들만 들어가는 성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미국 LA에서 사는 아이들은 갖가지 총 소리를 구별할 줄 안다고 합니다. 소리만 들어도 총의 종류와 제원을 알아맞히는 거죠. 아이들의 귀가 탁월해서가 아닙니다. 자주 듣는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야생의 자연에 데려가면 어떤 소리를 구별해낼까요. 수십, 수백 종의 새 소리를 알아맞히지 않을까요. 도시의 대표적인 풍경을 꼽으라면 시끄러운 소리일 겁니다. 교외로 나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소리가 또 누군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소음이 됩니다. 그렇다고 도시를 떠날 수 있느냐 하면 그럴 처지도 못 됩니다. 소리에 관한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당나귀가 발견한 신비로운 숲과 성은 눈을 감고 숨을 멈춰야 보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전체와 하나 되는 순간을 찾게 되는 거죠.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요 눈을 감고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판단하지 않고 주시하면 됩니다. 그러면 공간이 생길 겁니다. 내면의 평화를 원하시나요, 눈을 감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