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리뷰
김기섭의 그림책명상 6_ 당신의 냄비는 뭔가요?
2018-10-18
저자
출판사
리뷰자 김기섭(그림책인문치유자)

작은 냄비는 아직도 달그락달그락 해요.

하지만 이제 잘 보이지 않아요.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요!

이제 아나톨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요. 사람들도 아나톨을 많이 칭찬해주어요.

하지만……아나톨은 예전과 똑같은 아나톨이랍니다.”

 

어느 날 아나톨의 머리 위로 냄비가 떨어집니다. 그때부터 아나톨은 평범한 아이로 살지 못합니다. 상냥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재능이 많지만 사람들은 아나톨의 냄비를 이상하고 무섭게 봤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나톨은 냄비 때문에 다른 아이들을 따라가지 못했죠.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난 아나톨은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기도 합니다. 제발 냄비가 없어지기를 바라지만 냄비는 영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아나톨은 숨어버렸고 사람들에게 잊혀져 갑니다. 그때 한 사람이 나타나, 자신의 냄비를 내 보이며 아나톨에게 냄비를 가지고 사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또 아나톨이 무서운 걸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냄비를 넣는 가방도 만들어주고요. 이내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아나톨은 명랑한 아이가 됩니다. 여전히 냄비는 달그락거리지만 아나톨은 친구들과 뛰어놀며 칭찬을 받습니다. 하지만 아나톨은 예전과 똑같은 아나톨일 뿐입니다.

 

누구나 냄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냄비는 핸드캡, 컴플렉스 심지어 그림자라고 불립니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영적이든 이 냄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나 그 냄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숨기고 힘들게 살아가고, 또 어떤 이는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관점을 바꾸면 단점은 장점이 됩니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는 단점은 뒤집어 생각하면 신중함과 사려깊음일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단점에 초점을 맞추며 살까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단점은 우리가 가진 것에 비하면 작고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하나의 관점에 불과합니다. 그걸 믿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크게 보는 건 오류입니다. 엘리너 루즈벨트는 말했습니다.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당신이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냄비에게 자신감을 허락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