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 리뷰 ]
김기섭의 그림책명상 9_행복의 비결, 소유는 노, 추억은 예스!

 

별이 내뿜는 맑고 찬란한 빛은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생활을 뒤흔들었죠.

나는 셈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밥을 먹는 일도 잊어버렸어요.

 

 

나는 별을 훔칩니다. 밤하늘에서 간절히 원하던 별 하나를 조심스레 떼어냅니다. 그런 뒤 집으로 가져옵니다. 그런데 허리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벌을 받는 느낌이랄까요. 겁이 난 나는 침대 밑에 숨기지만 별빛은 천장과 지붕을 뚫고 퍼져 나갑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집안의 물건들이 낯설고 불편해지고, 나의 모든 생활이 흔들립니다. 나는 셈하는 법, 밥을 먹는 일까지 잊어버립니다. 길 가는 사람들도 빛에 이끌려 집으로 모여들고요. 나는 별을 싸 가지고 집을 나와 맑은 초록빛 강을 찾습니다. 차가워진 별을 물에 놓아줍니다. 이내 별은 물속의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나는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고려 후기의 문인인 이곡이 쓴 한문수필 차마설의 주제는 이 세상에 네 것이라고 할 만하게 없다는 겁니다. 세상의 부귀와 권세도 본래부터 소유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빌린 것인데 사람들은 이를 망각하고 자기 소유인 양 생각하고 반성할 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이곡은 아주 오랜 전에 이 점을 간파하고 비판한 셈입니다. 그런데 그때와 지금,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졌을까요. 대답은 아닙니다.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마음을 쓰고 몸을 혹사시키니 말이지요. 이는 행복의 관점에서 봐도 문제가 많습니다. 같은 돈으로 물건을 샀을 때와 좋은 경험을 살 때의 행복지수를 비교해보니 후자가 더 오래간다고 합니다. 소유의 기쁨은 잠시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한 기억은 유효기간이 길다는 거죠. 중요한 것일수록 소유하기보다는 그것 자체로 바라보고 누리려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WRITER_김기섭(그림책인문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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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 리뷰 ]
김기섭의 그림책 명상 1_나눔이 곧 행복한 삶

그러자 여기저기서 원숭이들이 뛰어나왔습니다.

어제는 정말 잘 먹었습니다.”

원숭이들은 모두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어요.

어허, !”

고릴라 왕은 무슨 일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어요.

 

사나운 고릴라 왕이 원숭이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뽐내기를 좋아하는 왕은 이웃나라로 산책을 갔다가 아무도 반겨주지 않자 화가 났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왕은 큰 대포를 만들어 이웃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라고 명령합니다. 원숭이들은 나쁜 짓을 하지 않은 이웃나라를 대포로 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도 없었죠. 난처한 원숭이들은 의논 끝에 아이디어를 냅니다. 이상한 대포를 만든 겁니다. 그리고는 이웃나라를 향해 펑펑 쏩니다. 이웃나라에서는 금세 큰 소동이 벌어집니다. 커다란 대포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빵, 피자, , 오렌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영문을 모르는 고릴라 왕이 이웃나라를 정찰하러 갑니다. 전에 없던 대대적인 환영을 놀랍니다. 보내준 음식을 잘 먹었다며 반겨 맞아주었기 때문이죠. 고릴라 왕은 처음으로 유쾌한 산책을 즐겼다나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건 뭘까요. 권력일까요, 권위일까요. 권력은 권력자가 힘을 가질 때에만 발휘됩니다. 하지만 권위는 진정으로 존경하고 믿고 따를 때 생깁니다. 사람들이 마음으로 따르는 거죠. 누구에게나 인정 욕구라는 게 있습니다. 어떤 경영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의 가슴마다 나는 인정받고 싶습니다는 푯말이 적혀 있다고 말이죠. 인정 욕구는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명예욕이지만 심하면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고약한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고릴라 왕이 유쾌한 산책길을 지나 행복한 삶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굳이 황금률을 들먹일 필요까지는 없겠죠. 먼저 베풀고, 먼저 나누면 됩니다. 나눔이 곧 행복 아닐까요.

 


WRITER_김기섭(그림책인문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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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 리뷰 ]
오준호_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과연 대한민국에서도 기본소득이 가능할까?

 

기본소득은 국가(정치공동체)가 국민(구성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조건 없이, 즉 노동 없이 지급하는 일정한 소득이다.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근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생활을 충분히 보장하는 수준의 소득을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을 특징으로 한다.

기본소득은 스위스, 핀란드, 네델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도입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에서도 기본소득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까?

저자, 오준호는 재원마련이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핵심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부()와 생산력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고, 그 부를 어떻게 분배할지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인식의 변화임을 호소하며 설득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재원조달이 아니라 심리적 장벽이다.

... ...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공짜로 돈을 주면 안된다는 노동윤리에서 비롯된 거부감이다.”

 

1. 기본소득, 왜 지금일까?

기본소득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공지능의 발달과 만성적인 저성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선별 복지의 실패, 이주노동자, 여성, 노인 등 약자를 향한 증오 행동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본소득에 대한 절대적 편견으로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무상을 준다면 그것을 탕진해 버리거나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또한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나이가 차면 직업을 갖고 돈을 벌어야 한다!’ 결코 국가에서 공짜로 주는 생활비를 받는 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2. 공짜 돈을 주면 게을러진다고?

영국, 인도, 케냐,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기본소득 실험 사례에서 사람들은 결코 공짜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빈곤층에 있었던 사람들은 기본소득을 보장받음으로써 대부분 더 나은 자신의 삶을 위한 계획을 세우며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었고 더 나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3. 일이냐 삶이냐

전통적인 노동 윤리의 시각을 거부해야 함을 강조한다. 취업 노동만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니라,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는 활동도 중요함을 이야기 한다. 즉 가사노동, 육아돌봄, 자원봉사, NGO정치참여와 같은 일들도 충분히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일임을 강조한다. 이런 일들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사회가 금전적으로 보장해 주는 장치를 기본소득이 수행한다. 또한 비약적인 과학 발전은 일자리 감소를 필연적으로 가져오게 되며, 노동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과정에서 기본소득은 이러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4장 기본소득, 우리는 자격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민주 공화국의 국민으로서 누구나 국가에 기본소득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기본소득은 국가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서 얻은 이익에 대한 배당금이다.

사회적 협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누구나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갈 권리를 누리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다.

민주 공화국의 주권자로서 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리고 저자는 재원 조달의 대안으로 증세와 분배의 중요성을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복지를 늘여야 한다면서 증세를 회피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 ... 법인세와 상속세를 인상하고 부동산 수익, 이자 수익, 주식 차익 등 불로소득에 적용되는 세율을 높여가야 한다.”

 

기본소득이 이렇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에 기인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고용쇼크? 일자리 부족?

지금의 현실은 더 이상 노동윤리를 강요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변화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과잉노동, 잉여인간, 실업의 악순환이 아닌 보편적 기본소득 위에서 각자 삶의 주인이 되는 사회를 꿈꿔야 한다.

 

기본소득으로 생존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면 보다 급진적인 재분배와 사회문화적 요구를 제기하는 다음 단계의 사회운동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 노동자들이 기본소득으로 최소 조건을 보장받으며 해고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고 집단적 협상력을 키울 수 있어 노동운동의 힘이 강화되고 사회적 연대의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 특히 청년 기본소득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

 

*온새미로는 기본소득의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비가 보장된다면 생계유지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자기 계발의 다른 요소에 쓸 수 있지 않을까? 그 요소에 대한 소비 비용의 순환은 경제의 순환을 이루지 않을까?

기본소득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대해 보상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이 앞으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취업 노동에 가치를 두는 현대인은 직업, 지위, 명함, 연봉, 평판, 영업실적 같은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한다. 하지만 케인스는 미래에는 들판의 백합처럼 있는 그대로의 사물에서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 존경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WRITER_ 이해선(독서모임'목요미독' 회원, 독서교육, 독서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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