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리뷰
김기섭의 그림책 명상 2_"그동안 고마웠어, 사랑해!"
2018-09-13
저자
출판사
리뷰자 김기섭(그림책인문치유자)

"생각해 보면 난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았단다.

가끔은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적도 있었지만,

난 정말 운이 좋았단다."

 

할아버지는 병실에 누워 있습니다. 손자가 병원을 찾으면 할아버지는 자랑스럽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릴 적 얘기부터 손자를 얻어 같이 놀던 최근 이야기까지. 할아버지의 인생사에 빠지지 않는 게 있다면 천사입니다. 마을 광장 동상에서 빠져 나온 할머니 천사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를 뒤에서 옆에서 앞에서 안전하게 보호해줍니다. 위험을 막아주고 전쟁터에서 살아남도록 해 주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에도 힘을 보탭니다. 또 기쁜 일엔 당연히 즐거워합니다.

안타깝게도 할아버지는 천사의 존재를 모릅니다. 그림책을 보는 독자만 압니다.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마치자 손자는 병실을 나옵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하죠. "밖은 아직 환했어요. 날씨도 따뜻했고요. 정말 멋진 하루였어요." 손자 뒤로 어느 새 천사가 따라 나섭니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선 햇빛, 기온, 바람, , 물 등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 보살펴 주는 누군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나 여러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천사로 부르지 않습니다. 할아버지처럼 그들의 손짓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감사는커녕 당연하게 여길 때가 더 많습니다.

누군가가 나의 천사가 되어준다면 험한 세상을 사는 데 든든한 힘이 될 겁니다. 그것이 가족이든 친구든 보이지 않는 신이든 간에 말이죠. 그런데 천사는 천사가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하네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젠 그들의 수고에 대해 진심으로 이렇게 말해 주면 어떨까요. "그동안 고마웠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