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북스 8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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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8. 20. [Mon] PM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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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문고 주엽점 강의실 '공부하는인간'
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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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특징
    덕을 갖추었지만 우유부단했던 촉한의 유비에게는 책략가인 제갈공명이 있었고,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지만 관리자로서의 역량은 부족했던 스티브 잡스에게는 성실한 관리자인 팀 쿡이 있었기에 그들의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에게는 주변의 2인자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의 리더십이 더욱 강화되거나 빛이 바랠 만큼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1인자와는 또 다른 리더인 2인자들에게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탁월한 조정자들》은 1인자가 되기 위해는 반드시 거쳐야 할 2인자에게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논한 책이다. 특히 조선시대 절대군주였던 1인자와, 관리 및 백성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던 역대 재상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 책은 현재 내가 속해 있는 회사나 국가, 조직 어느 곳에 적용해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는 시대를 불문하고 최고권력자와 2인자, 조직의 운명은 함께 엮여 있어서 누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내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역대 왕의 성적표는 재상의 역할에 의해 좌우되었다
    이 책의 제목과도 일맥상통하는 2인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조정 능력’이다. 그리고 이것은 1인자들이 아닌 2인자들이기에 더욱 필요한 조건이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 그것이 때로는 독단적이거나 현실과 거리가 먼 것일 수도 있다. 리더의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고, 리더의 걸음이 너무 빠르다면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거리가 벌어지는 것도 조정해야 한다. 또 다양한 생각과 성향을 가진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동체의 힘을 한데 모을 수 있어야 한다. 2인자에게는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주어지며 대립하는 세력 간에 균형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이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 그래서 조정자는 서로 다른 의견들에 빠짐없이 귀를 기울여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조정능력이 가장 뛰어났던 재상은 단연 황희다. 19년을 장기 재임한 황희는 혁신적인 사업을 다수 추진한 세종의 리더십에 가능성에 중점을 둔 조언을 함으로써 현실성을 더했다. 세종은 황희의 의견을 많이 따랐고 덕분에 국가의 사업들이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추진되면서 세종이 위대한 성군으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다. 
    숙종 시절 남구만은 정치 보복을 끊어내는 데 앞장섰다. 남인과 서인이 극렬하게 대립하던 시절에 남구만은 줄곧 온건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치적으로 패배한 반대파의 석방을 진언하는 등 그들을 포용하고자 했다. 
    채제공은 노론과 남인의 대립 때 어느 한 쪽의 세력이 커지지 않도록 견제했다. 특히 노론의 힘이 커지자 남인 출신의 인재를 육성하고 등용시켜 노론을 견제했다. 정조의 탕평론이 이상적인 해답이긴 했지만, 오랫동안 대립해온 세력이 화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견제를 통해 균형을 추구한 것이다.

    ▶ 리더와 구성원 사이를 조율하지 못하면 공동체 자체가 위협받는다
    반면에 ‘조정’에 실패한 재상들은 말로도 비참했다. 선조 시절 정철은 정여립의 옥사에서 반대파를 무리하게 탄압함으로써 그 자신도 실각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조선 조정은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란 앞에서도 하나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 책임이 있다. 조선의 마지막 영의정이자 초대 총리대신인 김홍집도 친일파와 친러파의 대립을 조정하지 못해 결국 ‘매국노’라는 오명을 쓰고 길거리에서 백성들에게 맞아 죽었다. 조정 능력의 부재가 2인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라는 큰 조직에도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내부 세력 간 대립은 지금도 곳곳에서 공동체를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는 툭하면 ‘입법-예산 논의 중단’ ‘국회 보이콧’ 등 국정 운영보다는 세력 대결을 하는 국회의 모습을 질리도록 봐왔다. 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부서 이기주의로 서로 협업하지 않고 대립하기만 하는 ‘사일로 이펙트’가 기업 곳곳에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동체 내부의 갈등은 공동체의 에너지를 낭비할 뿐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전멸을 추구한다면 다양성은 차단되고 분열이 가속화된다. 공동체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2인자는 자신의 권력을 이런 무의미한 대립을 막고 서로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데 써야 한다. 2인자의 탁월한 조정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 역대 재상마다 달랐던 역할: 직언, 인재 등용, 분야 전문가……
    《탁월한 조정자들》에서는 조정자로서 역할 외에도 2인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자질을 소개한다. 
    2인자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역할은 권력자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거울이 되는 것이다. 이는 주로 직언을 통해 이루어졌다. 
    태종과 세종 시절 허조는 ‘직언을 올리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여긴 재상이었다. 그는 토론 자리마다 소수 의견을 냈고 언제나 최악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왕의 결정일지라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반대한 탓에 태종의 노여움을 사서 좌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태종은 “이 사람은 참으로 재상이다”, “이 사람은 나의 주석柱石”이라며 그를 아꼈다. 세종 역시 때로는 질책하고, 답답해했음에도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대동법으로 유명한 김육은 왕에게 직언할 때 주로 사직 상소를 활용했다.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으로 재임할 때마다 거듭 사직하는 상소를 올림으로써 배수의 진을 치고 대동법 등 자기 주장을 관철시켜 백성의 삶을 더 윤택해지게 했다. 그런가 하면 채제공은 정조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로 간언해 정조가 바른 통치를 하도록 도왔다.
    한편 재상들에게는 인재 육성 역시 중요한 일이었다. 1인자가 유능한 2인자를 잘 두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2인자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간다. 많은 재상들이 인력풀을 잘 활용했는데 그 중에서도 임진왜란 후의 조선을 이끌어가는 데 유성룡의 인력 활용이 뛰어났다. 정파가 다른 좌의정 윤두수와 긴밀히 협력했고 이원익, 이항복, 이덕형 등의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는 “국가가 전에 없는 변을 당했으므로 평소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작은 재주라도 취하고, 천한 사람도 버리지 말며,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취하는 것을 전시 인재 등용의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 
    갈등을 봉합하는 데 탁월했던 남구만은 차별받던 서북 출신 인재들을 등용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는 소외되는 지역이 없이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국가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했다. 
    때로는 조직의 약한 부분, 현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전문가가 되는 2인자들도 있었다. 개국공신 조준은 고려시대부터 계속해온 토지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외길을 갔다. 김종서는 안보 전문가로 북방 개척을 통해 영토 확장을 이뤘으며, 김육은 죽기 전날까지도 대동법을 챙기는 등 한결같이 추진해 백성의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효율적 세금 관리 기틀을 확립했다. 역사와 지리 분야에 유독 저술을 많이 남긴 남구만 역시 영토 경영에 관심이 높았다. 그의 이런 영토에 대한 안목 덕분에 왜구의 울릉도 및 독도 영역 침범도 막아낼 수 있었다. 

    ▶ 언젠가는 1인자가 될 모든 2인자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2인자의 역할을 논하고 있다.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조선시대의 철학에 조예가 깊은 저자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각종 문헌을 토대로 재상들의 시선에서 조선시대를 살피며, 그들의 역할이 그들 자신은 물론 왕과 조선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소개한다. 특히 재상들 한 명 한 명을 업적과 실패담, 성향, 인간관계 등을 꿰뚫어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이런 특징은 여타의 리더십 책과 같은 묵직함보다는 역사책을 읽을 때 나타나는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조선시대의 재상은 한 사람의 전제 군주와 그 밑에 자신을 포함한 모든 백성을 연결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였기에 그 역할은 막중했으며, 개인의 결정과 발언 등이 민간의 삶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다. 재상과 같은 2인자가 비단 정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모두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직장에서 윗사람을 보좌하고 아랫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2인자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이 책의 특징
    덕을 갖추었지만 우유부단했던 촉한의 유비에게는 책략가인 제갈공명이 있었고,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지만 관리자로서의 역량은 부족했던 스티브 잡스에게는 성실한 관리자인 팀 쿡이 있었기에 그들의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에게는 주변의 2인자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의 리더십이 더욱 강화되거나 빛이 바랠 만큼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1인자와는 또 다른 리더인 2인자들에게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탁월한 조정자들》은 1인자가 되기 위해는 반드시 거쳐야 할 2인자에게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논한 책이다. 특히 조선시대 절대군주였던 1인자와, 관리 및 백성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던 역대 재상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 책은 현재 내가 속해 있는 회사나 국가, 조직 어느 곳에 적용해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는 시대를 불문하고 최고권력자와 2인자, 조직의 운명은 함께 엮여 있어서 누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내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역대 왕의 성적표는 재상의 역할에 의해 좌우되었다
    이 책의 제목과도 일맥상통하는 2인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조정 능력’이다. 그리고 이것은 1인자들이 아닌 2인자들이기에 더욱 필요한 조건이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 그것이 때로는 독단적이거나 현실과 거리가 먼 것일 수도 있다. 리더의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고, 리더의 걸음이 너무 빠르다면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거리가 벌어지는 것도 조정해야 한다. 또 다양한 생각과 성향을 가진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동체의 힘을 한데 모을 수 있어야 한다. 2인자에게는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주어지며 대립하는 세력 간에 균형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이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 그래서 조정자는 서로 다른 의견들에 빠짐없이 귀를 기울여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조정능력이 가장 뛰어났던 재상은 단연 황희다. 19년을 장기 재임한 황희는 혁신적인 사업을 다수 추진한 세종의 리더십에 가능성에 중점을 둔 조언을 함으로써 현실성을 더했다. 세종은 황희의 의견을 많이 따랐고 덕분에 국가의 사업들이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추진되면서 세종이 위대한 성군으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다. 
    숙종 시절 남구만은 정치 보복을 끊어내는 데 앞장섰다. 남인과 서인이 극렬하게 대립하던 시절에 남구만은 줄곧 온건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치적으로 패배한 반대파의 석방을 진언하는 등 그들을 포용하고자 했다. 
    채제공은 노론과 남인의 대립 때 어느 한 쪽의 세력이 커지지 않도록 견제했다. 특히 노론의 힘이 커지자 남인 출신의 인재를 육성하고 등용시켜 노론을 견제했다. 정조의 탕평론이 이상적인 해답이긴 했지만, 오랫동안 대립해온 세력이 화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견제를 통해 균형을 추구한 것이다.

    ▶ 리더와 구성원 사이를 조율하지 못하면 공동체 자체가 위협받는다
    반면에 ‘조정’에 실패한 재상들은 말로도 비참했다. 선조 시절 정철은 정여립의 옥사에서 반대파를 무리하게 탄압함으로써 그 자신도 실각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조선 조정은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란 앞에서도 하나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 책임이 있다. 조선의 마지막 영의정이자 초대 총리대신인 김홍집도 친일파와 친러파의 대립을 조정하지 못해 결국 ‘매국노’라는 오명을 쓰고 길거리에서 백성들에게 맞아 죽었다. 조정 능력의 부재가 2인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라는 큰 조직에도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내부 세력 간 대립은 지금도 곳곳에서 공동체를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는 툭하면 ‘입법-예산 논의 중단’ ‘국회 보이콧’ 등 국정 운영보다는 세력 대결을 하는 국회의 모습을 질리도록 봐왔다. 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부서 이기주의로 서로 협업하지 않고 대립하기만 하는 ‘사일로 이펙트’가 기업 곳곳에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동체 내부의 갈등은 공동체의 에너지를 낭비할 뿐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전멸을 추구한다면 다양성은 차단되고 분열이 가속화된다. 공동체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2인자는 자신의 권력을 이런 무의미한 대립을 막고 서로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데 써야 한다. 2인자의 탁월한 조정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 역대 재상마다 달랐던 역할: 직언, 인재 등용, 분야 전문가……
    《탁월한 조정자들》에서는 조정자로서 역할 외에도 2인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자질을 소개한다. 
    2인자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역할은 권력자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거울이 되는 것이다. 이는 주로 직언을 통해 이루어졌다. 
    태종과 세종 시절 허조는 ‘직언을 올리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여긴 재상이었다. 그는 토론 자리마다 소수 의견을 냈고 언제나 최악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왕의 결정일지라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반대한 탓에 태종의 노여움을 사서 좌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태종은 “이 사람은 참으로 재상이다”, “이 사람은 나의 주석柱石”이라며 그를 아꼈다. 세종 역시 때로는 질책하고, 답답해했음에도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대동법으로 유명한 김육은 왕에게 직언할 때 주로 사직 상소를 활용했다.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으로 재임할 때마다 거듭 사직하는 상소를 올림으로써 배수의 진을 치고 대동법 등 자기 주장을 관철시켜 백성의 삶을 더 윤택해지게 했다. 그런가 하면 채제공은 정조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로 간언해 정조가 바른 통치를 하도록 도왔다.
    한편 재상들에게는 인재 육성 역시 중요한 일이었다. 1인자가 유능한 2인자를 잘 두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2인자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간다. 많은 재상들이 인력풀을 잘 활용했는데 그 중에서도 임진왜란 후의 조선을 이끌어가는 데 유성룡의 인력 활용이 뛰어났다. 정파가 다른 좌의정 윤두수와 긴밀히 협력했고 이원익, 이항복, 이덕형 등의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는 “국가가 전에 없는 변을 당했으므로 평소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작은 재주라도 취하고, 천한 사람도 버리지 말며,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취하는 것을 전시 인재 등용의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 
    갈등을 봉합하는 데 탁월했던 남구만은 차별받던 서북 출신 인재들을 등용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는 소외되는 지역이 없이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국가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했다. 
    때로는 조직의 약한 부분, 현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전문가가 되는 2인자들도 있었다. 개국공신 조준은 고려시대부터 계속해온 토지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외길을 갔다. 김종서는 안보 전문가로 북방 개척을 통해 영토 확장을 이뤘으며, 김육은 죽기 전날까지도 대동법을 챙기는 등 한결같이 추진해 백성의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효율적 세금 관리 기틀을 확립했다. 역사와 지리 분야에 유독 저술을 많이 남긴 남구만 역시 영토 경영에 관심이 높았다. 그의 이런 영토에 대한 안목 덕분에 왜구의 울릉도 및 독도 영역 침범도 막아낼 수 있었다. 

    ▶ 언젠가는 1인자가 될 모든 2인자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2인자의 역할을 논하고 있다.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조선시대의 철학에 조예가 깊은 저자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각종 문헌을 토대로 재상들의 시선에서 조선시대를 살피며, 그들의 역할이 그들 자신은 물론 왕과 조선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소개한다. 특히 재상들 한 명 한 명을 업적과 실패담, 성향, 인간관계 등을 꿰뚫어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이런 특징은 여타의 리더십 책과 같은 묵직함보다는 역사책을 읽을 때 나타나는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조선시대의 재상은 한 사람의 전제 군주와 그 밑에 자신을 포함한 모든 백성을 연결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였기에 그 역할은 막중했으며, 개인의 결정과 발언 등이 민간의 삶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다. 재상과 같은 2인자가 비단 정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모두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직장에서 윗사람을 보좌하고 아랫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2인자의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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